“브로커 피 집주인 부담 반대”
뉴욕시가 내년 6월부터 세입자 부담으로 여겨지던 ‘브로커 피’(Broker Fees·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집주인이 부담하도록 결정한 가운데, 이에 반발한 부동산 업계가 뉴욕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부동산위원회(REBNY)는 16일 맨해튼 연방법원에 브로커 피의 집주인 부담을 명시한 ‘FARE Act’ 조례 발효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냈다. 소송은 해당 조례 발효일을 정확히 6개월 앞두고 제기됐다. 지난달 시의회에서 통과되고,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브로커 피 개혁’ 조례는 연간 렌트의 10~15%에 달하는 브로커 피를 집주인(브로커를 고용한 사람)이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소송에는 REBNY 외에 보헤미아리얼티그룹, 본드뉴욕, 레벨그룹, 리얼뉴욕 등 여러 브로커·부동산 업체가 함께 참가했다. REBNY는 소송에서 이 조례가 발효되면 세입자가 리스팅을 찾기 더 어려워지고, 렌트도 더 오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조례는 부동산 중개 브로커가 집주인과의 계약 없이 스트리트이지·질로 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리스팅을 올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뉴욕시 브로커들은 매물이 확보되면 브로커 피에 대한 명확한 계약 없이도 ‘오픈 리스트’를 어디든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조례는 브로커가 집주인과 브로커 피에 대한 계약 관계가 성립한 상황이어야 매물을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많은 부동산 업체가 집주인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세입자에게 브로커 피를 받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라는 점도 문제다. 조례가 발효되면 부동산 업체는 집주인과의 장기 계약을 파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집주인이 브로커 피를 부담하겠다고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 렌트 매물은 오픈된 공간에선 자취를 감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집주인들이 비싼 브로커 피로 인한 부담을 렌트를 더 올리는 형태로 세입자에게 전가할 우려도 있다고 REBNY는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조례를 발의한 치 오세(민주·36선거구) 뉴욕시의원은 “렌트 매물을 등록하지도 않은 세입자가 브로커 피를 부담하는 곳은 전국에서 뉴욕시 뿐”이라며 “이번 소송은 부동산 로비단체가 비이성적 관행을 유지하려는 필사적 시도”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브로커 집주인 뉴욕시 브로커들 집주인 부담 부동산 업체